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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일보>"무림고수를 찾아서" / 태극권 고수, 음양팔괘문 정민영 노사



<무림고수를 찾아서>`以柔制强` 솜안에 숨긴 송곳


동양무술엔 신비주의적 색채가 짙게 깔려있다. 알듯 모를듯, 또 존재하는 것 같지만 눈으로 확인 불가능한 게 많다. 좀처럼 믿기 힘들다. 직접 체험해 보지 않고서는 아예 무시해 버리기가 다반사. 그래서 전대(前代) 불세출 고수들의 영웅담 조차 호사가들이 꾸며낸 이야기로 치부되기 일쑤다. 이런 대표적인 무술이 태극권(太極拳)일 게다. 누구라도 한두번 씩은 TV에서라도 봤을 법하다. 강맹함과 스피디함이 도외시되는 무술이다. 얼핏 보더라도 춤사위처럼 태연하게 흐느적거리는 몸짓이 결코 적을 공격해 쓰러뜨릴 위력이 있을 것 같지 않다. 더군다나 태극권을 수련하면 건강도 챙길 수 있다나?


태극권 고수를 찾았다. 무술을 연공하면서도 사군자(四君子)를 치고, 서도(書道)를 즐기는 사람. 서울 은평구 불광동 도장(www.korea―taiji.com)에서 태극권사 정민영(46) 관장을 만났다. 동양 고전음악이 흘러나오고, 수련생들은 장판지가 깔린 도장에서 맨발로 예의 그 춤판을 벌이고 있었다.

“어색하시죠? 그냥 양생법(養生法)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허허.” 천진한 웃음이 어린애 같다. 요새는 건강을 위해 도장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치고 박고하는 무술보다는 건강체조, 기체조를 배우러 온다. 입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밥맛이 좋아지고 숙면을 취할 수 있단다. 태극권을 배워 당료를 치료했다는 수련생도 있고, 안경을 벗은 사람도 나왔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이 아침마다 공원에서 태극권을 수련하는 건지….

“현대인들은 스트레스와 술, 담배로 작던 크던 간에 지병을 하나씩은 가지고 살아요. 믿지 못하시겠지만 태극권은 만병을 치유하는 효험을 보이고 있죠.” 때문인지 그가 지난 2001년 써낸 책 ‘참장공(站장功) 하나로 평생 건강을 지킨다(명진출판)’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참장공은 말을 타듯 엉거주춤하게 다리를 벌려, 두손은 항아리를 안은듯 끌어안고 서 있는 수련법이다. 참장공이 태극권 수련 기본자세가 되고, 태극권은 곧 움직이는 참장공이란 해설. 태극권 동작은 각종 질병에 반발, 심신의 강력한 자정운동을 지향하는 지극히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자세라 했다. 여기에 호흡법이 혈액 순환을 돕는다.

태극권에 미친 남편 바가지 긁기를 일삼던 정 관장 부인 김경희(39)씨도 4년전 태극권에 매료된 뒤 태극권 예찬론자가 됐다. 그 좋은 태극권을 진작 배우기 못한 게 아쉬울 뿐. 김씨는 현재 가톨릭대학 평생교육원에서 태극권 강좌를 맡고있다. 김씨가 펼쳐 보인 양식(楊式)태극권은 부드럽고 온화하기 이를 데 없다. 무슨 생각에 그리 꼴똘한 지 눈을 지긋이 내리 감기도 하고, 휘 완만하게 돌아가는 손에 어깨가 가볍게 들썩인다.

그래도 무술은 역시 기격(技擊)이라 했다. 정 관장이 무명(武名)을 떨친 진식(陳式)태극권을 청했다. 그는 소림권 고수 이연걸에게 태극권을 가르쳤다는 명인 등걸 노사(老師)에 정식 배사(拜師)한 고수. 그랬더니 정 관장은 대뜸 검지 손가락을 펴서는 기자에게 내민다. 힘껏 밀어 보라고. 어찌된 영문인지 손가락 하나를 밀지 못해 기자가 되밀려 나온다. 사람들이 믿지를 못하는 통에 급조한 편법이라 했다. 기(氣)를 보여준 걸까?

그의 몸이 처음 부드럽게 출렁인다. 그러다 갑자기 쾌(快). 실을 꼬듯 비틀린 그의 망형장(뭃形掌·구렁이가 꾸불꾸불 감아 올라가듯 쳐낸 주먹)이 허공을 번개같이 가른다. 손바람이 휙 불었다. 엄청난 기세다. 그러나 이내 완(緩). 느릿하지만 묵직하다. 손을 접었다 펴면 어깨가 ‘퉁’ 튕겨진다. 태극권 특유의 방송(放松). 쓸데없는 힘의 낭비를 줄이고, 효과적인 방어와 내적인 힘을 실은 빠른 공격을 위한 준비 동작. 이어 잔뜩 움츠렸던 허리가 틀어지며 양손이 가운데서 허리 양 옆으로 급하게 갈라진다. 청경(廳勁)이다. 상대의 힘을 읽어, 부드럽게 받아들인 뒤 자신의 힘을 한 점으로 폭발시키는 수법.

가히 고수의 품격이 묻어난다. 그의 태극권엔 완급 조절의 묘(妙)가 숨어있다. 태극권을 이유제강(以柔制强·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제압함)의 무술로 일컫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태극권시 유중우강, 면리장침(太極拳是 柔中寓剛, 棉裏藏針’. 양식태극권 창시자 ‘천하무적’ 양로선의 손자로 현대 태극권 최고수로 알려진 양징보(楊澄甫) 선생이 말년에 했다는 무언(武諺). 태극권은 한없이 부드럽지만 그 속에 강함을 품고 있으니, 이는 마치 솜뭉치 안에 날카로운 바늘을 감춘 것과 같다는 말이다. 태극권의 힘쓰는 방법이다.

“태극권은 신(精神·정신)이 일어나면 기(氣)가 따르고, 이어 몸이 움직이는 무술이에요. 의념(意念)을 중시하는 거죠.” 태극권이 뭔가 뜸을 들이는듯 느릿한 이유다. 믿음이 강할수록 수련효과가 크고, 무술도 강해진다. 무술이 강해지면 그 기로 하늘의 구름도 가를 수 있다 했다.

“태극권은 나이가 들수록, 또 수련할수록 기예가 높아져요. 생각의 힘이 깊어지기 때문이죠. 과학적 근거도 있어요. 태극권은 어깨와 단전, 또 대퇴부 인대의 힘을 주로 이용하는 무술입니다. 그런데 인대는 근육과 달리 노화가 굉장히 느리다는 거죠. 논문도 나왔더군요.”

정 관장은 태극권 외에도 익히 알려진 비기(秘技)가 한 둘이 아니다. 전극련 노사에 사사한 음양 팔괘장과 마림장 선생이 친히 전수했다는 심의육합권 시연을 청했다. 팔괘장의 독특한 계횡보(鷄橫步). 쭈볏쭈볏 내리차는 발걸음이 빙글빙글 돌아간다. 뭘 하자는 건지…. 그가 도장 한 켠에서 어른 등판만한 미트를 툭툭털어 들고 나왔다. 덩치가 산만한 수련생에게 쥐어 주더니 기자보고 한 번 차보란다.

유파에 따라 다르지만 정통무술의 발차기는 관각(貫脚)이 대부분. 끊어차는 게 아니라 목표물을 뚫는 발차기다. 퍼~억. 수련생이 대충 움찔한다. 이번엔 정 관장이 시범을 보였다. 로우킥. 수련생은 세발짝이나 뒤로 물러섰다. 날렵한 체구에서 나오는 파워가 영 믿기지 않을 정도. 다 계횡보 수련의 덕이란다.

살인기로 알려진 심의육합권은 파괴력이 일품. 팔목과 무릎 관절치기가 장기다. 상대방의 하체를 공격, 중심을 무너뜨린 뒤 파상적인 팔목 관절기로 화살처럼 빠르게 쏘아간다. 시범도중 정 관장이 슬쩍 기자의 종아리를 찼다. 그때는 조금 아프다 싶을 정도였는데 두 세시간이 지나자 다리가 저려왔다.

“싸움을 염두에 두고 무술을 익힌다는 건 허망한 짓이에요. 그래서도 안되고요. 태극권 역시 건강을 지키고 자신을 수양하는 방법일 뿐입니다.” 도장을 나서는 기자에게 정 관장은 언제 한 번 들러 달라고 했다. 난(蘭)을 쳐 주겠다고…. 태극권에 미쳐 돈이 안되는 도장을 10년 넘게 붙들고 살아온 사람. 현대인의 양생을 책임진다는 신념으로 버텨왔다. 기자의 등 뒤로 정 관장에게서 나는 난초 향기가 물씬 풍겨왔다.



- 문화일보/ 박수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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